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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식과 선덕여왕 지략 대결의 승자는?

거기에 달하면 문어길 위험이 있으니 들 조직한다는
게이 의미로 주로 쓰인다. 이 말은 이렇게 자유
이다. 이 말은 이렇게 풀어도 좋다….
맨 밑바닥에 희망이 있다.”
그즈반術和反, 즉 세상 모든 것은 극점에 이르면 반드시 들기 – – 달하면 내려올 일밖에 남지 않는다. 반대로 최저점으로 추락하면 올리기 일
만 남는다. 성구는 지나치게 너무 올라갔기 다른 어 반드시 흐흐하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권력이든 부동산이든 올라가면 반드시


있다. 그때가 언제인지는 직관의 영역이지만 그 사실만은 변하지 않는다.
내게 『주역』의 가르침이 무엇이냐 물어오면 이 구절을 자주 인용한다. “모든 것은 변한다. 높은 것은 모두 내려오게 되었으니 반드시 겸손해야 한다. 아무리 바닥을 치더라도 절대 희망을 잃지 마라. 내려가기만 하는 것은 없다. 언젠가 반드시 바닥을 치고 반등한다.” 양공 유회는 겸손이고 겸손이 주역의 큰 뜻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종종 나
가 겸손할 게 뭐 이느냐며 반문한다. 겸손은 잘난 사람만이 지녀
같은 필부가 겸손할 게 뭐 있
아니다. 교만이 겸손의 대상이라면 절망도 겸손의 대상이다.
야할 덕목은 아니다. 교만이
부로 교만하고 절망하는가! 『주역은 그러지 말라고 우리를 타이
누가 함부로 교만하고 절망
든다. 그리고 또 타이른다.
게 살며 모든 것을 변화하는 이치에 맡겨라!!
주역,
남자는 비겁하다.
빈계지신比鷄之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
신라 선덕여왕의 이름은 덕만이다. 진평왕 맏딸로 어머니는 마야부인이다. 덕만은 평소 성품이 너그럽고 인자하며 똑똑했다. 진평왕이 아들 없이 죽자 백성이 덕만을 왕위에 세우고 성조황고聖祖皇姑라는 칭호를 올렸다. 진평왕이 살아 있을 때,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진평왕은 딸을 불러 당나라에서 온 모란꽃 그림 한 점과 그 꽃씨를 보여주었다. 그림을 찬찬히 살펴본 덕만이 아버지께 말했다. “이 꽃은 빼어느 게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향기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자 왕이 껄껄 웃으며 물었다. “아하, 네가 어떻게 아느냐?” |
“꽃은 있는데 나비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 꽃에 향기가 있으면 반드시
어나게 아름다운데도 그이
이며 반드시 벌과 나비가 따릅니다. 그러나 이 꽃은 빼
입니다.”
도 그 위에 벌과 나비가 없으니, 이는 향기가 없는 꽃
진평왕이 꽃씨를 뜰에 심었다
의 이야기는 선덕여왕의 총 면 하
신었더니 과연 덕만의 말 그대로 향기가 없었다. 위
여왕의 총명함을 드러내는 『삼국사기』의 기사이다. 삼
국유가』에도 이야기가 나
– 이야기가 나오는데, 내용은 약간의 차이가 난다 『삼국사기.
사는 모두 선덕여왕의 기록을 꽤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아마
는 서덕여왕의 치세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만큼 도드라졌기 때문일 것
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 두 책의 내용과 편집이 약간씩 다르다는 것이다.
선덕여왕의 신비로운 능력을 알려주는 이야기를 하나 더 살펴보자. 선덕여왕 재위 5년 여름에 궁궐 서쪽 옥문지라는 연못에 두꺼비들이 떼로
몰려들었다. 하도 기이한 사건이라 왕께 보고되었다. 이야기를 전해 들은
선덕여왕은 국방부 장관을 불렀다.
두꺼비의 성난 눈은 병사의 모습이다. 내가 일찍이 서남쪽 국경지대에 옥
한국이라는 지명이 있다 들었는데, 필시 이웃 나라 군사가 그곳에 몰래 숨
슬 애다. 즉시 장군 알천과 필 탄에게 군사를 주어 수색하도록 하라.”
단이 급히 군사를 몰아 가보니, 백제 장군 수소가 독산성을 습격
알천과 필 탄이 급히 군사를 ‘
명을 거느린 채 매복하고 있었다. 매복이 발각된 백제군
하려고 병사 5백 명을 거느린 제
은 전멸하고 만다.
국유가』에 나온다. 그러나 『삼국유사는 매복한 병사 5
1 뒤의 본진 1천300명도 모두 몰살당했다고 적고 있다.
기이한 능력에 관한 이야기 하나가 더 나온다.
와이 벽 없이 건강했는데, 어느 날 신하들을 불러 모아 유어의
부러 모아 유언을 남긴다.
“내가 모년 모월 모시에 죽을 것이니, 죽거든 도리천에서 자
주거든 도리천에서 장사를 지내라”
그러자 신하들이 어리둥절해 하면서 묻는다.
“저희는 도리천이 어디인지 알지 못합니다.”
“낭산 남쪽이다.”
그러고는 시간이 흘러 정말로 선덕여왕은 자신이 말한 날짜에 붕어하다.
선덕여왕은 죽을 날을 예언했다는 것인데, 이 뒤의 기사를 계속 읽어보면 선덕여왕의 치세를 불교적으로 해석하고자 한 일연의 의도가 숨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 나온 도리천은 수미산불교의 우주관에서,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상상의 산
정상에 있는 상징 공간이다. 일연은 이 일화로 대중 교화를 기획한 것이다.
모든 기사는 사실을 선택하는 그 자체부터 주관적 판단이 개입된다. 절대
적인 객관성은 없다는 뜻이다. 우리가 사실이라고 믿는 모든 사실은 실제로는 주관적인 해석의 결과이다. 일연은 선덕여왕의 기사를 극적으로 구성하면서 사건도 김부식보다
하나를 더 기록에 남겼다. 더구나 친절한 의미 해설까지 덧붙여놓았다. 그
러나 김부식은 선덕여왕의 기사를 쓰면서 사실만을 명료하게 적었고 기이한 사건도 두 개만을 써서 남겼다. 김부식이 선덕여왕을 논평한 글을 보면 그 이유가 분명히 드러난다
난세의 일이며, 이러고서 닭이 새벽에 운다고 하
모, 이러고서 나라가 망하지 않았다면 요행이다. 『서경』에 암 의다고 하였고, 『역경』에 암퇘지가 껑충거린다고 했으니 어찌
경계하지 아니할 것인가!” |
이 글은 김부식이 『삼국사기에
『사 국사기』에 직접 남긴 글이다. 여자는 음이고 낮으니 이
에 있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고 –
과 『주역』을 인용한다. 김 부시니
19 하다. 김부식이 먼저 인용한 부분은 『서경』, 「목에서 편이다.
에 사람이 말하길, 암탉이 새벽에 울지 말아야 한다. 암탉이 새벽에 울면
] 집안의 도가 막히다 하였다. 지금 상나라 주왕은 오로지 부인
의 말만 따르고, 조상을 모시는 제사도 변변하게 하지 못한다. 형제도 돌보
지 않고 나 몰라라 하며 사방에서 죄를 짓고 도망 온 자를 중용하니 이들이
백성에게 행하는 포악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주왕은 미인 달기를 총애하며 술로 연못을 만들고 알몸의 여인들을 풀어
밤새 음탕하게 놀았던 주지육림酒池肉林] 주인공이다. 이 주왕을 치기 전에 무왕이 내세운 명분이 바로 암탉이 울면 나라가 망한다는 뜻의 핑계 지신길관 之 長이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 무왕은 주왕의 신하였다. 신하가 임금을 깎으려면
애다. 이럴 때는 타락한 임금의 횡포와 그 임금을 타락시킨 장
명분이 필요하다. 이럴 때는
이 등장하는 것이 역사의 관례였다. 조선의 인조반정 때도 광해군의
폈다는 이유로 정인홍 등 대북파 수십 명이 참수되었다. 무왕은
어심을 흐렸다는 이유로 정인
역의 정당성을 세우고자 달기를 물고 늘어졌다.
“주역』을 인용한다. 김부식이 가져온 패는 천풍구天風b
김부식은 계속해서 『주역』을 인용한다. 김부식
패이다.
이 괘를 번역한 성백효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약한 돼지가 날뛰고 싶은 마음이 진실하다.” 이것만 봐서 이 괘가 흉한지 길한지 모호하다. 정이천은 여기에 이런 해석을 덧붙인다.
“음이 처음 생겨나 장차 자라는 괘이니, 한 음이 생겨나면 자라서 점점 성해진다. 음이 자라면 양이 사라진다. 이는 소인의 도가 자라는 것이니 이를 억눌러서 다 자라기 전에 제재해야 한다. (중략) 돼지는 음이고 조급하다. 돼지는 약해서 강하거나 사납지는 않지만, 그 마음은 늘 날뛰고 싶어 한다.
패가 끝에서 위로 시간의 추이를 상징하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에
이 점점 성장하게 된다. 음은 소인의 도이니 더 성장하지 못하게 막아야 해물이 없다. 돼지고기는 찬 음식이다. 성질이 차기 때문에 돼지는 음이다. 음 이 큰다는 것은 곧 돼지가 날뛰는 것과 같다. 그래서 그 돼지가 날뛰지 못하게 쇠말뚝에 묶어야 길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김부식은 『서경』과 『주요 이
그리나 이런 식이라면 다음의 괘를 기
『서경과 『주역』을 인용해 선덕여왕을 깎아내린 것이다.
이 괘의 이름은 지천태地天泰이다. 음이 위에 있고 양이 아래에 있다. 김부식
이라면 이런 괘가 좋을 리 없다. 그러나 이 괘는 좋다. 음은 가라앉고 양은
올라가는 성질이 있다. 땅은 무거워 가라앉고 하늘은 가벼워 떠오른다. 그
건데 이 괘를 보면 이러한 하늘 기운과 땅 기운이 만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늘과 땅이 서로 만나면 만물이 생성되고, 세상은 태평하다.
과는 상징이고 이 상징의 해석에는 해석자의 시각이 개입된다. 그렇다면,
앞의 천풍구 해석도 달라질 수 있다. 일테면 이렇게 읽어도 된다. 양의 기운만 강한 집안에 부드러운 음의 기운이 펴져 집안이 융성한다.”